Monday, December 30, 2013

벌써 1년 반

2013년이 거의 끝난 이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드는 생각는 '벌써 여기에 몸 담은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네...'

보통은 뭘 잘했을까 뭘 잘못했을까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다고들 하는데... (혹은 적어도 그렇게 배우며 자라왔는데...), 올 한해는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서 참 별일 없이 지나갔다. 뭐 물론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만약 없었다면 사는게 사는게 아니겠지.

올해는 도대체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생각을 아무리 해봐도 뭐 회사가고 일하고 그 이상은 생각이 안난다. 오죽하면 올 겨울 첫 캐롤송을 25일 성탄미사 가서 들었을까?

후... 1월이 되면 어차피 올해 다 못끝낸 마지막 프로젝트s 이어서 쭉 할테고 학교도 다시 시작할테고 비지니스 확장도 할테고.

까짓껏, 이 악물고 한해만 더 버티자. 그럼 내년 12월에 또 비슷한 소리 하고 있겠지.....

그러다보면 혹시 아나, 언젠간 다 크고 늙어서 죽을때 기다리며 삶의 마지막 여유를 즐기고 있을 늙은이가 되어있을지.


Sunday, December 15, 2013

영혼의 마음

영혼의 마음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몸을 위해서 잠자리나 먹을 것 따위를 마련할 때는 이 마음을 써야 한다. 그리고 짝짓기를 하고 아이를 가지려 할 때도 이 마음을 써야 한다. 자기 몸이 살아가려면 누구나 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칠 일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 볼 생각만 하고 있으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보다 더 작아지게 된다.

몸이 죽으면 몸을 꾸려가는 마음도 함께 죽는다. 하지만 다른 못든 것이 다 없어져도 영혼의 마음만은 그대로 남아 있는다. 그래서 평생 욕심부리면서 살아온 사람은 죽고 나면 밤톨만한 영혼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그런 사람이 다시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 밤톨만한 영혼만을 갖고 태어나게 되어 세상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그보다 더 커지면, 영혼의 마음은 땅콩알만하게 줄어들었다가 결국에는 그것마저도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말하자면 영혼의 마음을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 되고 만다. 할머니는 어디서나 쉽게 죽은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하셨다. 여자를 봐도 더러운 것만 찾아내는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쁜 것만 찾아내는 사람, 나무를 봐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고 목재와 돈덩어리로만 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이었다.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그런 사람들은 걸어다니는 죽은 사람들이었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크로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 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부르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그 말을 듣고 나는 모든 사람을 잘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밤톨만한 영혼을 갖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Wednesday, December 11, 2013

직장생활, 사회생활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어연 6년째... 아버지께선 내가 회사도 힘들고 고생한다 그러면 '직장생활이, 사회생활이 쉽나?'라고 말씀하시지만...

그 동안 뭔가 더 괜찮은 기회가 있다면 옮기고싶고 '회사 그만 둘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었던 적은 꽤 많지만... 짜증도 나고 의욕이 없었던 경우도 꽤 있지만...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오늘처럼 뒷일 생각 없이 '회사 때려치고 싶다.' 라는 의문도 아닌 마음이 강하게 들었던 적은 없다.

몇십년씩 일하고, 수십년이라는 세월동안 가족들을 부양해오신 아버지들 아저씨들, 참말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퇴근하며 들었던 오늘, 이 짤빵보며 그저 허무하게 웃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