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9, 2014

착함? 어리석음.

어렸을 때 나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것은 아버지의 꾸지람이었다.

덩치가 작은 것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싸웠다고 아버지한테 꾸지람을 들을까봐 때리면 몇대 맞아주고 (뭐 진짜 잘못해서 맞은 것도 있겠지만), 특히나 미국와서 놀림받을땐 적당한 선에서 서로 몇대 치고받고 하던가, 아니면 허허거리면서 넘어갔다. 아버지가 학생신분이셨고 (F-1) 난 자녀신분이었던지라 (F-2) 내가 문제를 일으키면 아버지 학교 졸업도 못하시고 한국으로 추방당한다는 '관념'같은 것이 머리에 박혀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그리고 나도 언젠간 가족이라는 것을 꾸리게 될 때를 생각하니 그때 꾸지람이 겁나서, 부모님 걱정시켜드리는게 싫어서 참고 넘어갔던 내가 참 어리석었다.

내가 낳은 (물론 아직 낳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 내 눈치보며 밖에서 그렇게 다닌 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내 마음이 아플까? 생각해보면 집안이 됐든 성적이 됐든 뭐가 됐든 전혀 꿀릴 것이 없었는데 말이지.

지금은 말이지, 내가 귀찮고 학교다니고 회사다니고 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빠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 쓰는 시간이나 겨우 나기에 냅두는 건데... 더러운 꼴 보기 싫으면 조금의 동정이라도 남아있는 지금 그만들 뒀으면 좋겠어. 참고 참고 참다가 언젠가 폭발하면 그 때는 인정사정없이 핏물 한 방울까지 앗아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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